본문 바로가기

문화 이야기

삶과 인연 그리고 죽음이 잘 그려진 영화 워낭소리

   워낭소리를 보다.

워낭소리를 보았습니다. 혼자서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게 군대가기 전이었는데, 오늘 모처럼 혼자 영화를 보았습니다. 평일이라 그다지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,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의 모습도 보였고, 저처럼 혼자 온 사람도 보였습니다. 한쪽에 자리를 잡고 영화를 보았습니다.

워낭소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. 시나리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할배부부의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촬영한 영화입니다.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(연기로는 보여줄 수 없는) 그 무엇인가가 있더군요. 예전에 장외룡 감독과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를 다룬 비상이란 영화를 보았을 때도 느꼈던 것과 똑같은 그 무언가를 오늘도 느꼈습니다.



   할아버지, 할머니... 그리고 소

이 이야기는 시골에 사시는 노부부, 그리고 그 노부부에게 평생을 희생하다가 늙어 죽는 소의 이야기입니다. 평생을 주인을 위해 일만하다가 끝내는 생을 마치는 소의 모습이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습니다. ㅠ.ㅠ

늙었지만 죽기 전날까지 일을 하는 소!! 그 소를 위해 불편한 다리를 끌며 먹이를 해다주는 할아버지,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질투하시는 할머니... 서로 투정하며, 싸우기도 하지만,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

특히 소를 질투하시는 소녀같은 할머니의 대사 하나하나는 거의 예술입니다. 어쩜 그리 재밌게 말씀을 하시는지... 보는 내내 눈물과 웃음이 섞여서 혼났습니다. 이 영화의 또다른 재미는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. ㅋㅋㅋ

아주 잔잔한 영화입니다. 소가 죽었다고 통곡하지도 않고, 엉엉 울지도 않습니다. 마음으로 삵히는 두 부부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 하네요!!